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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메모

기대하지 않는 삶


오랫동안 키워오던 선인장이 꽃도 한 번 못 피우고 시들었다. 치워 버리고 나니 창가가 왠지 허전하다. 찾아 간 인근 화원에는 내가 원하는 하얀 국화는 없고 흔하디흔한 노란 국화만 있다. 아쉬우나마 이것으로 창가의 허전함을 채웠다.
꽃을 산다는 것은 내게 있어 넥타이를 사는 것처럼 드문 일이다.

드물게나마 꽃을 살 때마다 구입 후 인터넷으로 꽃말을 검색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국화의 꽃말을 검색해 보니 색깔별로 다양하다.
노란색 국화의 꽃말은 '실망'.

간혹 내 삶에 실망할 때가 있다. 기대함에 따른 반작용이다. 
모순어법이지만,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는 삶을 기대한다.


   -201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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