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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메모

평행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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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의 빨간책방>이라는 팟캐스트 덕분에 알게 되어 4주 전 즈음에 구입한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 <금수(錦繡)>를 이제서야 다 읽었다. 완독 후 다시금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청취하는데 김중혁 작가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그런 한순간들이 있죠. 우리가 요즘 흔히 쓰는 말로 '이블킥'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때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일을 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요즘 이세돌과의 대전으로 유명한)알파고의 알고리즘 같은 게 뭐냐면, 모든 경우의 수를 이 컴퓨터가 제어 못하기 때문에 선택해서 제어한다는 거죠. 그래서 둘 중에 하나의 경우를 선택해서 그 경우의 수를 끝까지 밀고 나간다는 건데, 인간도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했으면 어땠을 거고,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결국에는 두 개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어떤 분기점으로 생각되는 한순간이 있고, 그 순간을 계속 후회하면서, 그 순간의 결정 때문에 내가 인생이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른바 '평행우주론'에 관한 얘기다. 간혹, 아니 꽤 자주 생각하고는 한다. 이곳 말고 다른 우주 어딘가에서도 나는 여전히 이렇게 살고 있을까? 조금은 더 낙관적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아니면 자신을 파괴하면서 힘겹게 연명하다가 요절해 버렸을까? 인연에도 다른 인과의 법칙이 작용하지 않았을까? 그 사랑을 또 놓쳤을까? 내가 아는 그, 혹은 그녀는 죽지 않고 아직 살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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