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을 주기 위해 개밥이 가득한 냄비를 들고 가는 도중 눈이 내려 미끄러운 길 위에서 그만 벌러덩 자빠지고 말았다.
놀라운 일은 자빠지는 그 짧은 순간에 손에 든 냄비를 의식했다는 점. 그 와중에 단지 대여섯 개의 감자 조각을 흘렸을 뿐이니 진정 놀라운 평형 감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벌러덩 드러누운 상태에서 뿌듯함에 젖는다.
겨우 이 따위 일에 흐뭇해 하는 별스러운 자부심이라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아예 들지 않는 건 아니다....
-2017.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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