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메모

중세의 가을

Snufkin 2013. 9. 14. 22:02

 

 

중고책방에서 건진 호이징가의 <중세의 가을>.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책. 손때 하나 없이 깨끗하다. 지금은 책값이 무려 25,000원인데 이번에 건진 건 1997년 판(당시 15,000원)인 데다가 주인 아주머니의 호의로 인해 아주 싼 값(6,000원)에 살 수 있었다. 이게 왠 떡....

<중세의 가을>이라...너무나도 근사한 제목이다. 만약 책의 제목이 <중세 후기의 시대상>이나 <중세 말의 시대풍경>이었다면 이 책에 호기심이 생겼을까? 역시 뭐든 내용이 충실하다는 전제하에서는 무엇보다 제목이 근사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역자인 최홍숙은 1988년인 20대 중반에 이 책을 번역했다. 누구는 不惑의 나이에 <변태가면>이나 보고 있는데 말이지.

'이루기는 뭘 이뤄! 걍 즐겨!'
이 말이 귓 속에서 맴돌기는 하는데....욕심이 많아서인지 아직은 위로가 안 된다.

 

최승자 시인의 시구(詩句)가 귓가에 맴돈다.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다고도 말하지 말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