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이야기

Etude Op.2 No.1

Snufkin 2016. 1. 26. 23:33

오전 9시에 하는 91.9Hz의 <장일범의 가정음악>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하여 라디오의 알람으로 사용하고 있다.
25년 전에는 그 유명한 핑크 플로이드의 명곡 <Time>을 알람으로 이용한 적이 있다(해당 음반을 오디오에 넣고 기상 시간에 맞춰두면 지정해 둔 음악이 알람 역할을 한다). 이 음악의 초반부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수십 개의 자명종 소리가 시차를 두고 울리며 시작된다. 알람 대용으로 이 음악만큼 유용한 것은 없다. 다만 시차를 두고 지속적으로 울려대는 시끄러운 자명종 소리에 놀람과 동시에 짜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아침을 음악과 함께 맞이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 너무 피곤할 때는 음악 속에서 다시 잠드는 경우도 있지만, 음악에 집중하다 보면 대개는 음악이 잠을 몰아내게 된다. 게다가 덤으로 내 맘에 쏙 드는 음악을 발견할 수도 있다.

어제 아침에 들은, 러시아의 작곡가 알렉산드르 스크리아빈의 연습곡 Op.2 No.1은 잠의 여운을 싹 달아나게 하는데 충분했다. 이 음악을 한 줄로 평하면 아마 다음과 같을 것이다. '비애감과 빛나는 화성이 만났을 때 탄생하는 음악예술."
근래 들은 음악들 중 가장 슬프다. 호로비츠의 표현도 눈부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