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초반, 대략 두 달 동안 밤 늦게까지 나를 게임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 '작품'이 있었으니…하나는 <로드러너>요, 또 하나는 <프린스 오브 페르시아>다. 게임을 법으로 규제해야할 당위가 있는 사회악으로 파악하는 현 정부의 입장에서는 전혀 동의할 수 없겠지만, 나는 이 두 개의 '작품'의 창조자를 진정 천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의 대부분의 것이 그러하듯, 좋은 면은 항시 나쁜 면을 달고 다닌다. 중독의 문제가 그렇다(그럼에도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발상은 20세기 초의 금주법 만큼이나 황당…아니 당황스럽다).
어쨌거나 오늘도 어김 없이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재밌는 게임들을 하려고 해당 앱을 클릭하였으나…아래와 같은 창이 뜨고 마는 거다. 순간 분리되는 나의 아이덴티티.
스미골 : '잘 됐어. 어차피 게임은 시간 낭비 아닌가? 차라리 잘 된 거야.'
골룸 : '대체 왜 안 되는 거야? ㅆㅂ, ㅈ ㄸ, ㄴ ㄱ ㅁ….'
간만에 경험하는 양가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