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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메모

차안에 부재

 

                    재미있는 한자 공부

 

 

 

옛날에 한 교수님이 번역본 교재를 읽다가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난 이 얘기가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그냥 원서로 읽을게요."
그러더니 읽고 난 후에 "역시 원서가 이해가 쉽네요"라고 말하는 거다.

오역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종종 이런 경우를 만나게 된다. 예컨대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만난 다음과 같은 문장.

...또한 귀족이나 장교 그 밖의 일반 사람들이 결혼하여도 같은 절차를 거치는데, 유독 농민과 천민들만이 차안에 부재한 것이다.

차안에 부재? 무슨 뜻일까? 차(車) 안에 아무도 없단 얘긴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았더니 '차안'은 '이 한계' 혹은 '이 한정'을 의미한단다. 그럼 '이 한계(한정)에 부재(不在)한다'는 얘기인데, 이건 또 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

그래서 네이버 사전을 더 뒤졌더니 다음과 같은 예문이 뜬다.

<This rule, however, does not apply to the case : 단, 그 경우에는 차안에 부재함.>

영어 문맹인 내가 왜 영문이 더 알아듣기 쉬운 걸까?

'기상(氣像)이 패연(沛然)하니 성광(星光 )도 적멸(寂滅)하고 단야(短夜)의 몽중(夢中)에 회오(悔悟)격랑(激浪)이라.'

 

     이렇게 말하면 좀 있어 보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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