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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회상 아주 오래 전에 국방의 성스런(혹은 성가신) 의무로 인해 양구에서 보낸 적이 있다. 세월의 더딤과 지연을 그때만큼 뼈저리게 느낀 때가 있었을까. 직책이 교육계였던 나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는 사단 본부에 다녀올 수 있었다. 휴가 때를 제외하면 아마도 그것이 유일한 외출이었던 것 같다. 첫 외출 때 대대 위병소를 벗어난 이후 느껴졌던 자유의 느낌은 아직도 선연하다. 맘껏 나다닐 수 있는 민간인의 신분이었을 때는 정작 그 자유스러움을 감지하지 못하다가 구속되어 있을 때야 비로소 그것을 느끼는 아이러니. 하기야 미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나에게 무한정의 자유스러움이 가져다주었던 것은 정신의 해방이 아니라 대개 지긋지긋한 권태가 아니었을까. 애초에 밤이라는 현상이 없었던들 ‘낮’이란 낱말이 생길 이유조차 없는 .. 더보기
Waltz for Torue 음악노트 : 나의 멍멍이, 가 살아있었을 때, 문득 그를 위해 곡을 쓰고 싶어졌다...는 건 순 거짓말이고, 아마도 제목 따위는 생각하지 않은 채 그냥 왈츠를 한 곡 쓰고 난 다음에 사후적으로 제목을 갖다붙인 것에 불과할 거다. 멍멍이 는 일본의 유명 작곡가인 토루 타케미쓰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것도 거짓말인데, 사실은 라는 만화책 주인공 이름을 따서 라고 지으려다가 어감 상 토루가 더 좋은 것 같아서 그렇게 지은 거다(게다가 토루는 '크레용 신짱'의 친구 이름이기도 해서 친근감이 있다). 그런데 문득 곡명을 라고 하려니, 위의 사연을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토루 타케미쓰 찬가로 오해할 것도 같아서 조심스럽게 Toru를 Torue로 바꿔본다(토루 타케미쓰 같은 대 작곡가의 찬가치고는 너무 궁색하므로... 더보기
Try to remember 음악 노트 : 2001년 즈음에 기타 독주곡으로 편곡을 했던 것을, 2008년 즈음에 다시 손을 봤다. 예전 것에서 문제가 되었던 프레이징을 다소 명확하게 하였고, 선율을 오리지널 곡에서 벗어나지 않게 하였으며 변주도 하나 더 추가했다. 그리고 암보가 안 되어서 느리게 연주했던 것이 맘에 안 들어서 새롭게 녹음할 때는 다소 속도를 주었다. 하지만 군데 군데 연주가 급하고 음정이 불안한 게 아쉽다... 사용 기타는 안토니오 마린 몬테로였고, 줄은 샤바레즈 알리앙스. 현재 이 기타 역시 없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