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노트 :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의 삽입곡. <볼라레>의 기타 독주곡은 두 가지 버전으로 편곡되었는데, 하나는 영화와 음반 모두에 수록이 되었으나, 나머지 하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OST에서 누락되었다. 여기에 올린 건 전반부가 아주 늘어지는, 누락된 버전.
-전반부의 느린 부분은 다소 음악이 단절되는 감이 있는데, 음악적 이유에서 그런 건 아니고 순전히 영상에 맞추다보니 그렇게 된 것.
-구성도 다소 이상한데(에컨대 전반부 느린 부분에서 곡이 채 마치지 않은 채 빠른 부분으로 넘어간다든지, 혹은 후반부의 반복구가 너무 잦다든지 하는), 그것 역시 영상에 맞추기 위한 궁여지책의 결과.
-후반의 빠른 부분은 바운스 리듬이 가미된 보사노바 풍으로 편곡되었다.
-연습 부족으로 다이내믹이 다소 부족한 밋밋한 연주가 되었다(시간에 쫓겨서 어쩔 수 없었다...).
-기타는 파코 마린이 사용되었다.
-아래의 버전은 영화와 OST 모두에서 누락된 것이다.
볼라레 다른 버전.
줄거리 :
귀여운 외모와 넘치는 애교, 헌책을 사랑하는 지적인 면모와 남자 못지 않은 축구에 대한 지식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인아. 말까지 척척 잘 통하는 그녀를 만날수록 덕훈은 보통 여자와 다른 그녀의 특별한 매력에 점점 빠져든다. 그러나 평생 그녀만을 사랑하고픈 덕훈과는 달리, 덕훈을 사랑하지만 그’만’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너무나 자유로운 그녀.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그녀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 나를 사랑하는 한 그녀는 내꺼라는 것!”
그녀의 핸드폰이 꺼져있던 어느 날, 불안함에 폭발하여 따져 묻는 덕훈에게 인아는 다른 남자와 잤다는 충격적인 고백을 한다. 홧김에 이별을 선언하지만,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고, 커져만 가는 그녀에 대한 마음에 괴로운 덕훈.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자신이 없다는 그녀를 독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결혼뿐이다. “너의 자유로운 연애를 종식시키기 위해, 너를 연애의 무덤 ‘결혼’으로 데려가리라!”
결국 그녀의 자유로운 연애를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결혼에 성공하는 덕훈. 매일 밤 축구를 관람하며 즐기는 섹스와 완벽한 요리 솜씨는 덕훈을 최고로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또 한번의 충격 고백.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다는 인아는 그 놈과도 결혼을 하겠다는 상상도 못할 제안을 한다. 과연 그 놈을 무찌를 것인가? 그녀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그녀의 반만이라도 가질 것인가?!
-<네이버 영화>에서 발췌
사족 : 이 영화의 관객 평은 관객 수(200만 명)에 비해 별 두 개 반으로 비교적 낮은데, 아마도 남자 관객들이 상당부분 평점을 깍는데 일조했으리라.
그런데.....만약 '남편이 결혼했다'였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평론가 평점은 최악이었을 테고, 관객 평점은 '아내가 결혼했다'보다 낫지 않았을까?
고대 그리스에서 연극을 보다 분노하여 무대 위에 뭔가를 집어던지며 화를 낸 인간은 아마 남자였을 거다. 이처럼 남자들은 소격효과(관객은 배우의 연기에 몰입해 동일화되어서는 안되며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극을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여자들보다 개념이 없다. 믿거나말거나. 아님 말고.
책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현욱 작가는 이 작품으로 제 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다. 가부장제에 정면으로 반기, 아니 도끼를 드는 이 도발적인 작품은 내용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축구와의 접목을 통해 아주 재기발랄하게 전개해나간다. 예컨대 다음과 같다.
1986년 아르헨티나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8강전. 마라도나가 하프라인부터 치고 올라가 신기의 드리블로 잉글랜드의 수비진을 유린하며 넣은 골은 월드컵 최고의 골로 꼽힌다. 그때 어느 방송 해설자가 한 말은 마라도나가 왜 위대한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축구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 11명이 하는 겁니다. 우리는 지금 축구의 개념을 깬 최초의 선수를 보고 있습니다."
결혼이란 두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 둘의 가족이 얽히는 것이다. 나는 결혼의 개념을 깬 최초의 여자와 같이 살고 있다. 그리하여 사는 게 참 힘들다.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 전선의 우두머리 장 마리 르펜은 "흑인들이 많은 프랑스 대표 팀은 진정한 프랑스 대표 팀이 아니다" 라고 말했다. 심지어 "흑인 대표 선수들은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는다"며 트집을 잡기도 했다. 어디에도 못된 놈들은 있게 마련이다. 이에 대해 당시 프랑스 국가 대표 감독 에메 자케는 이렇게 말했다.
"축구는 본능적인 경기입니다. 피부색이 검든 희든 축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틀림없이 아내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李)의 씨이건 한(韓)의 씨이건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자신의 아이이기만 하면 된다고.
알레산드로 코스타쿠르타는 이러한 빛나는 시기를 포함해 무려 20시즌 동안이나 AC밀란에서 뛰었다. 그는 계약이 만료된 후 이렇게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나는 다른 어떤 팀을 위해 뛰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탈리아 축구 클럽에서 나의 축구 인생은 오직 AC밀란만을 원한다. 그것은 내 인생에서 내가 찼던 핀과도 같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다면, 그것이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면 끝내면 그만이다. 그러나 아내는 내 인생의 핀이며 내 인생은 오직 그녀만을 원했다는 것이 나의 비극이다. 이제는 핀이 하나 더 늘어났다. 지원이(딸)야말로 내 인생의 핀이다. 이는 비극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딸아이가 나를 보고 방긋거리며 웃을 때마다 살아 있다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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