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 소재 연세대학교에서.
서울기타콰르텟의 연주회가 이곳에서 있어서 간만에 나들이 겸 연주회 감상.
서울기타콰르텟이야 뭐, 경력 20년이 다 되어 가는 기타계의 베테랑이니까 믿고 볼 수 있는 연주회임에는 틀림없다. 바흐와 비발디, 그리고 피아졸라와 비제에서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까지 두루 접할 수 있어 진정 지루할 새가 없는 연주회의 전형을 보여준다. 동아리 후배들을 잔뜩 데리고 올 걸 하는 후회가 든다. 서울이라면 몰라도 이곳에 어디 기타 연주회를 접할 기회가 흔한가. 특히 콰르텟은 더더욱.
이곳 연세대 캠퍼스는 설경구와 송윤아가 출연한 영화 <사랑을 놓치다>의 배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소문대로 역시나 아름다운 캠퍼스인지라, 이런 곳에서 연애하는 이들이라면 그다지 사랑을 놓칠 일이 없을는지도 모른다는, 다소 감상적인 생각이 든다.
귀가하려고 동행한 친구의 차에 탔는데, 어두룩했던 탓에 계단을 도로로 착각하여 그만 그쪽으로 진입했다가 차가 계단에 걸려 앞바퀴가 허공에 뜨고 말았다. 아연실색하고 있는데 주변에 있던 십여 명의 대학생들 중 대여섯 명이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았는데도 들러붙어 차의 전면부를 들어올리고 밀어서 계단 위로 안착시켜 주었다. 그 마음 씀씀이에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젊은이들을 위해서라도 반값 등록금은 실현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