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명'이 좋아한단다….
뻘짓 하는 놈들 중에 보수라 자칭하는 인간들의 정신(만약 이런 게 있기라도 한다면)상태는 이해불가다. 뭐, 고삐 풀린 자본에게 '받들어 총'을 하거나 신자유주의를 열나게 추종하는 건 개인적(이기적)취향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자. 내가 궁금한 건 세월호 관련 망언들이다. 유족이 미개하다니, 유아적부터 가정폭력의 희생이 되어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인간이라면 모를까, 최상의 교육을 받고 자란 교수라는 작자가 어떻게 이런 헛소리를 할 수 있는 건가.
혹 어린 시절에 학대라도?
뭐, 슬픔에 대한 공감능력의 상실이 결여되어 있는 게 자신의 자유의지에 의한 것은 아니라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내가 의아한 건 이거다. 만일 내가 저 인간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치자. '미개한 유족'이라는 말을 입밖으로 내고 싶어 주둥이가 간지러워 죽을 상황이다. 그러면 '마음의 소리'를 입밖으로 드러낼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는 심정으로 인적없는 숲속에서라면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이기적 합리성은 경거망동의 후폭풍에 따른 (수업 거부나 해임 따위의) 손해를 예측하여 절대 마음의 소리가 외부유출 되는 것을 막을 거다.
왜 이 교수에게는 이러한 브레이크가 결여되어 있는 걸까? 문득 '확신인간'이라는 낱말이 떠오른다.
확신인간 :
영어의 표현은 Right man. 즉, 올바른 인간이다. 법률적 용어로 흔히 정치범을 파렴치범과 구분하여 '확신범'이라 부르는데 이 용어의 본질적인 의미는 '굳게 믿고 있는 인간'이란 뜻이다. 칭기즈칸, 로베스피에르,나폴레옹,히틀러,스탈린 등 자신은 조금도 잘못이 없다고 믿는 인간들이다.
-<잔혹:인류범죄사>역자 후기 중에서
자기 확신이 강렬하면 그 후폭풍을 예견하지 못할 정도로 눈이 머는 걸까? 이 교수는 신념(확신)에 따라 행동했다가 직접적으로 불익을 겪게 되는 상황에 임박해서야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는 듯한 제스처(자삭)를 취하기는 한다(그러고 보니 좀 모자란 확신인간 같기도 하다).
그럼 뭐하나. 낙장불입이거늘.
언젠가 진중권이 100분토론의 패널로 출연하여 상대방 패널들에게 대충 이런 요지의 말을 한 적이 있다. '(소위 좌파인)나는 노대통령 시절에도 잘못에 대해서는 비판을 했다, 그런데 당신들(보수라 칭하는 자들)은 왜 보수 정권에 대해서는 무조건 옹호부터 하고 보는가?'
잘못이 명백함에도 현 정부나 관계자들에게 비판의 칼날을 세우면 마치 물 맞은 그렘린처럼 구는 거, 확신인간들의 반사 반응이 아닌가? 그러고 보면 승복 입은 외국인 스님에게 "어쩌자고 사탄의 종교를 믿느냐?"고 무조건 따지고 보는 일부 교인의 태도와 아주 유사한 것 같기도 하다.
저들에게 있어 자칭 '보수'정권은 신성불가침의 종교인 듯하다. 신자는 종교에 대해 이성적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자기들의 종교에 비판을 가하는 건 신성모독이다…이렇게 그들은 확신인간이 된다.
일단 이 지경이 되면 숲속에서 속삭일 이유가 없어진다. 스스로 당당한 거다.
'확신'이 엔진이라면 분노와 증오심은 연료쯤 될까? 저들은 자신들의 연료를 태우며 존재감을 찾는 듯하다.
적어도 '보수'라면 이 정도 균형감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니가.
http://blog.daum.net/leepansoo/8626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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