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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리뷰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저자
석영중 지음
출판사
예담 | 2008-03-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세계적인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가장 속물적인 돈 이야기 ―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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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낱 돈 따위를 벌기 위해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다.” 이렇게 말한 이는 작곡가 퐁세다. 이 얘기를 들으면 대개는 돈 같은 불순한 것이 개입되지 않은 예술창작의 지고지순한 경지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다. 이 책은 그런 일반적인 통념―돈이 목적인 창작물은 반드시 졸작이라는―에 똥침을 날린다. 그리고 위대한 작품의 창작자는 초탈한 인물이라는 것에도.

 

 비틀즈는 ‘Money can`t buy me love’라고 노래했지만, 설령 돈으로 샀더라도 이후에 진실하게 된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한 이는 버트런트 러셀 경이다. 본서는 후자의 입장을 취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천재성은 돈이라는 수단을 예술성이라는 목적으로 승화시켰다는 것.

 

 나이가 먹은 건지, 이제는 불순에도 나름 미덕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도 어느 귀족의 불면증 해소를 위해 ‘돈 받고’ 쓴 자장가 아니었던가. 


도스토예프스키는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이렇게 말한다.

"돈은 주조된 자유다."

사람들이 돈을 추구하는 이유는 아마도 다음의 이유 때문이리라.

 

 1. 돈의 교환 가능성.

 2. 타인으로부터의 인정욕.

 3. 자유.

 

 돈은 왜 '자유'일까? 간단하다. 돈이 많다는 얘기는 비실존적인 노동에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이고, 그만큼 내가 누리는 자유의 시간은 보장된다는 얘기다. 무의미한 노동 때문에 창작, 혹은 연구의 시간이 줄어들어 전전긍긍하는 예술가들과 학자들은 얼마나 많은가? (안톤 체호프의 단편 <검은 수사>를 보라.) 

  

 어쨌거나, 굉장히 재미있어서 하루면 다 볼 수 있을 책이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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