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로 애국자가 아니다.
아닌 정도가 아니라, '애국'같은 단어를 들으면 손발이 오글거리며 냉소가 퍼진다. 이성적이고 정상적인 사회일수록 '애국'을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정도다.
'사회질서 확립'을 유별나게 강조했던 인물은 전두환이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애국'을 목소리 높여 유난히 강조하면, 그 ㅅㄲ는 일단 의심의 눈길로 봐야한다.
이런 내가, 본의 아니게 '국가' 걱정을 다 한다.
나라가 왜 이 모양 이 꼬라지가 되었을까…하며.
문득 MB의 통치 시절, 어느 지인 분의 자조 섞인 말이 생각난다.
"정치에 하등 관심이 없던 나같은 사람까지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어요. 그런 의미에서 가카는 대단하지 않습니까?"
내 말이….
문득 외젠 이오네스코의 <무소>라는 소설이 생각난다. 내용은 단순하다. 어느날,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무소로 변해간다. 주인공은 그들의 모습과 맹목적인 돌진에 혐오를 느낀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무소가 되어 가고...무소가 다수가 되어 버린 어느 순간, 주인공은 인간의 모습을 한 자신의 모습에 혐오감을 느끼게 된다.
대한왕국은 현재 이런 갈림길에 놓여있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