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을 켰더니 엔진 소음 말고 고음역대의 '삐~~~'하는 소리가 지속된다. 일 년 반 전에도 같은 증세가 있어서 H사의 서비스센터에 간 적이 있었다.
방문했더니 연료펌프를 교체해야 한단다. 그렇게 자주 교체해야하는 부품이냐고 물었더니 그건 아니란다.
수리내역을 확인해 보았더니 2009년 즈음에 교체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건 자체 리콜에 의한 수리다. 이후에 2013년 초에 고음역 소음 증세로 그곳을 찾아갔을 때 연료펌프를 교환한 것은 아니었다.
같은 증상임에도 처치 방식이 확연히 다른 이유는 뭘까?
이것 말고도 전방의 어떤 부속이 그을음이 심해서 교체해야 한단다. 결국 엔진 오일과 냉각수 등 포함, 대략 65만 원 정도의 견적을 받았다.
문제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찾을 때마다 100만 원 가까운 수리비가 나온다는 거다,
겨우 현개차 주제에!
결국 수리를 포기하고 동네의 한 수리점에서 점검을 해보니 연료펌프와는 상관이 없는 것 같단다. 내가 자동차 뒷쪽 아래에 귀를 기울이며 "여기서 소리가 나는 것 같은데요?"라고 물었더니 그건 연료가 흐르기 때문에 당연히 나는 소리라는 거다. 물론 그 소리가 차 내부까지 들리는 건 문제가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교체까지해야할 정도는 아니라는 거다.
물론 어느쪽의 말이 맞는지 알 수 없다. 이걸 판단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6~7군데는 찾아다녀야할 것 같다. 아마도 연료펌프 이상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을음이 있다는 앞쪽의 어떤 부속(이름을 잊어버렸다)은 미심쩍다.
어쨌거나 수리비가 과도하게 청구된다고 의심이 드는 한, 진실이 어떻든 앞으로는 그곳을 이용할 것 같지는 않다. 신뢰를 장담할 수 있는 사회가 아닌 탓이다.
어느 블로그를 방문했더니 이런 말이 있다.
"한국에서는 다음의 직업을 가진 사람을 지인으로 둬야 한다. 의사, 변호사, 차량 정비기사다."
영문학을 전공한 처형 중 한 분은, 병원에서의 몇차례 오진을 반복 경험한 결과, 현재는 서적이나 인터넷 검색등을 통해 해당 병명에 대한 지식을 자력으로 얻고 있다.
검약한 삶을 위해서는 차량 정비도 공부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어디 부풀리기가 이들 세 직업군만의 전매특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