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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메모

가미카제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40205070205061

 

 

 

http://www.nocutnews.co.kr/news/1179854

 

일본의 아베 총리는 가미카제를 세계 기록유산으로 신청했단다. 표면적 명분은 아마도 '국가를 위한 희생 정신의 고취' 정도가 되려나.

('국가'라는 추상적이고 막연한 개념을 통치집단으로만 한정해서 이해하지 않는 한)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치는 행위는 숭고할 수도 있지만, 대개 국가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미화하는 이데올로기 따위들은 지배집단의 안위와 욕망을 위해 타자를 사지로 내모는 무관심적 이기주의가 그 배경으로 하고 있음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가미카제 특공대원이었던 사사키 하치로오(1922~1945. 토오쿄오 제국대학 재학 중 징집, 향년 22세 전사)는 자신의 일기를 통해 이것을 잘 간파하고 있었음을 드러내 준다.

뉴스영화(정부의 선전용 영화)를 보고-호국영령으로 아버지를, 형을 바친 유족들의 상경 사진이나 이른바 '용사'로 추앙받는 항공병의 그림을 보고 무언가 모순을 느꼈다. 과연 이 전쟁에서 비극의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비극의 옷을 뒤집어쓴 희극적인 죽음이 의외로 많은 것은 아닐까? 비극을 가장한 희극이란 겉으로는 비극과 같지만 내면에는 사실상 생명의 환희가 없다. 마음속 저 깊은 곳까지 고뇌이고 거기에는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내포되어 있지 않다. 즉, 마이너스의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실은 희극인 것이다. 말하자면 웃기는 것이다. 본인도 아마 웃긴다고 생각하겠지. 아무런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겠지. 이 이중의 괴로움 때문에 희극이 되는 것이다.

전시하의 중요산업에 모든 국민을 동원한다고? 모든 국민의 이러한 고뇌와 인격을 무시하고 인간성을 경시하며 단물을 빨아먹는 놈이 있다. 소중한 의지를 짓밟고 사리를 탐하는 괘씸한 놈이 있는 것이다. 뭐가 애국이고 뭐가 조국이란 말인가?뜬구름 잡는 추상적인 개념들 때문에 수백만의 생명을 해치고 수천만, 수억의 인간으로부터 자유를 빼앗는 일을 받아들이란 말인가? 이 같은 추상적인 개념의 뒤에 숨어 꿈틀거리는 추한 자들의 모습을 도려내지 않으면 안 된다.

 

 


탐욕스럽고 정신 나간 권력자들은 대개 천수를 누리며 자신의 영달을 위해 자신과 측근의 자식들을 제외한 '힘 없고 빽 없는' 이들의 자식들을 자신들이 포장하고 미화한 죽음의 길로 내몬다. 세상 참 X같다.

극우파 수장들(특히 아베 총리)이 몸소 전투기에 탑승해서 자폭의 모범을 보인다면 X같은 세상이 조금은 그럴듯하게 느껴질는지도 모르겠다.      

 

이로카와 다이키치와 다른 특공대원 생존자의 말에 따르면, 특정 가문이나 특권층 자제들에게는 출격명령이 떨어지지 않았다. 정치인, 군 상층부, 유력자산가 및 화족(華族)의 자제들이 실제 죽음의 비행에 나서는 일은 없었다.

                                   -오오누키 에미코 <학도병의 정신지(精神誌)>중에서

 

 

                               

                              강아지를 바라보며 순진한 음을 짓는 어린 카미카제 특공대원들의 모습.

                              사망한 4,000명의 특공대원 중에서 3,000명이 소년병이었다고 오오누키

                              에미코는 밝힌다.

                              이 사진을 보노라면 마음 한 켠이 짠해진다. 이들의 강아지를 생각하는

                              마음 정도만이라도 일본 군부가 가졌더라면….

 

 

70년대 일본의 가가와 료(加三良)라는 포크 가수는 <교훈1>이라는 제목의 노래 가사를 통해 이렇게 말한다.

생명도 하나, 인생도 한 번
그러니 목숨 버리지 말자.
(...)...
누군가 나라를 위해서라고 부추기기라도 하면
파랗게 질려 꽁무니를 빼라
도망쳐, 숨어라.
(...)
목숨 바치며 남자가 되라고
누군가 부추길 때는 두려워하자
(...)
파랗게 질려 꽁무니를 빼라.
도망쳐, 숨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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