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중반, 동네 극장에서 무진장 재미있게 본 영화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터미네이터
그 영화에서 로봇들이 적대 관계에 있는 인간 무리들의 지도자인 존 코너를 말살하기 위해 타임머신을 이용하여 과거(1984년)로 터미네이터를 파송한다. 존 코너의 어머니인 사라 코너를 제거하면 존 코너의 존재를 말살할 수 있었으므로(이 무슨 말도 안되는 시나리오인가).
어쨌거나 로봇이 터미네이터를 파송했던 년도가 2018년이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얘기다.
2020이라는 숫자를 바라보니 묘한 감정이 든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1960년대에 <2002 스페이스 오딧세이>를 제작할 당시에 느꼈던 '2002'라는 숫자의 뉘앙스가 이렇지 않았을까.
떠나보내야 할 것들을 제대로 보내지 않아 과거의 어느 시점에 정체된 듯한 삶과
지극히 스페이스오딧세이적인 2020이라는 숫자의 괴리가 상당하다.
그래서 키덜트로 남아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