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일요일마다 하는 '아티스트 미니 스페셜 A to Z.' 오늘은 리치 블랙모어의 Rainbow가 나왔다. 이들의 데뷔 음반은 분실 관계로 두 번이나 구입한 기억이 있다.
배철수 아저씨가 말하기를, 리치 블랙모어가 딥퍼플을 탈퇴한 이유가 바로 자신이 작곡한 <블랙 쉽 오브 패밀리>를 나머지 멤버들이 앨범에서 빼자고 했기 때문이란다.
아마도 멤버 교체가 잦은 것도(레인보우에서는 3번이나 바뀌었다) 그의 음악적 소신…아니 <똥고집+성질머리> 때문일 거다.
남무성, <만화로 듣는 올댓록>중에서
어렸을 때는 보스턴이나 반덴버그 등의 밴드에서 들을 수 있었던 깁슨 기타 소리를 좋아해서인지 펜더-특히 리치 블랙모어의 펜더 기타 소리는 '술 취한 맹꽁이(또는 코맹맹이)'같은 소리가 난다고 생각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이 구수한 소리가 너무나 좋다. 특히 슬라이드바와 스캘럽 지판으로 인한 비브라토가 만나서 내는 소리는 정말이지 '캬~' 소리가 나온다.
간만에 듣는 故 로니 제임스 디오의 목소리.
진짜 노래 잘하는 롹커의 전형이랄까.
이 음반의 타이틀 곡인 <Man on the silver mountain>도 너무 좋다.
조 린 터너가 보컬이었던 시절의 앨범인 <Difficult to cure>에 수록된 리치의 연주곡, <Maybe next time>. 이 곡에서도 슬라이드 바에 의한 구수하고도 처량한 솔로를 들을 수 있다.
조 린 터너의 보컬이 빛나는 <I Surrender>.
그래험 보넷의 박력있는 보컬을 들을 수 있는 <Since you`ve been gone>.
하지만 그레험도 리치의 그늘 아래에서 그리 오래 있지 못했는데 그 이유가….
남무성의 <그림으로 듣는 올댓록> 중에서.
이 만화는 현재 네이버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이다. 저자의 풍부한 음악 지식과 유머 감각을 보고 싶은 분은 여기로.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177075&no=142&weekday=sat
강추!
특이한 인연이랄까…, 어린 시절부터 리치 블랙모어를 추종했던 잉베이 말름스틴(어쩌면 훗날 유명해지고 나서부터는 저 잘난 맛에 리치는 새카맣게 잊었을지도)은 훗날 그레험 보넷과 조 린 터너와 함께 각각 Alkatrazz와 Yngwie Malmsteen`s Rising force에서 활동하게 되지만, 리치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공생 관계는 그다지 오래 가지 못한다. 추측컨대 잉베이 역시 리치와 마찬가지로 성질머리가…….
흥미로운 점은 Rainbow를 탈퇴한 이후 Blacksabbath에 가입하여 명반 <Heaven and Hell>을 남기고 탈퇴한 로니 제임스 디오 역시 그래험이 Alkatrazz를 결성할 무렵 그레험과 동시에 잉베이에게 자신의 새로운 밴드의 가입을 요청했었다는 거다. 다만 이미 새로운 곡을 만들어 놓았다는 디오의 요청보다는 같이 곡을 만들어가자는 그레험의 제안에 이끌려서 잉베이는 약관의 나이에 알카트라즈에 가입하게 된다(로니 제임스 디오와의 협연은 훗날 에어로스미스의 곡을 커버하는 것으로 일부나마 이루어진다만…, 맨 아래의 영상 참조).
십대 후반의 잉베이는 리치와 함께 했던 보컬리스트들과 인연이 닿으리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알카트라즈가 연주하는 <Since you`ve been gone>와 <Hiroshima mon amour>를 들어보자. 플라잉V 기타를 연주하는 잉베이의 모습은 좀 생소한데, 어쨌거나 그의 손가락은 그답게 주체를 못하고 마구 날아다닌다.
다만 그래험의 보컬은 컨디션 문제인지, 아니면 모니터가 잘 되지 않았던 탓인지 음정이 조금 불안하게 느껴진다. <Hiroshima mon amour>의 경우 잉베이의 기타 역시 과격한 아밍 탓이었는지 배킹할 때의 음정이 다소 불안하다. 뭐, 그래도 약관(弱冠)의 나이에 저렇게 무대를 장악하는 능력을 갖춘 걸로 보아 역시 불세출의 기타리스트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래의 <Dreamung(Tell me)>연주는 조 린 터너와 함께 했던 시절의 <잉베이 말름스틴의 라이징 포스>.
아래는 로니 제임스 디오와 잉베이 말름스틴에 의한 에어로스미스의 <Dream on>커버.
사족 :
성질이 고약할 것 같다는 점, 펜더 기타를 애용한다는 점, 그리고 블루스 위주의 연주 스타일 일변도에서 벗어나 클래식 음악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리치와 잉베이는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을 보이는 것이 없지는 않다. 그 중 하나는 천상천하유아독존적(?) 경향이 리치보다는 잉베이가 확실히 세다는 것인데, 이는 앨범의 커버 디자인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앨범의 커버로 보아 그래도 리치는 밴드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 하지만, 잉베이는 타 멤버를 자신의 백그라운드(?) 정도로 생각하는 건 아닐지….
그래도 리치는 멤버 전원의 얼굴을 음반 커버에 넣었다. 뭐, 자기 얼굴을 제일 위에 놓기는 했지만서도. 반면에 잉베이는…보다시피 혼자만 나온다. 다른 멤버들이 끼면 화면(?)을 버린다고 생각하나보다. 이건 다른 음반들 죄다 마찬가지다.
여하튼 리치보다 더한 카리스마…, 아니 독재다.
('꼬우면 나만큼 기타 치든가'라는 잉베이의 말이 귓가에 스치는듯 하다….)
뭐…사실 리치도 이런 게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잉베이에 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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