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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메모

다운사이징

 

 

 

인간의 경제적 관점에 대한, 서점에 있는 책들을 단순하게 분류하자면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을 거다. 하나는 부자되는 법에 관한 것이고, 하나는 무소유에 관한 것이다. 후자는 타이니하우스 같은 다운사이징 운동(?)의 정신적 바탕이리라.

그리고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혹은 숲속의 생활>은 아마도 그 모든 것들의 맹아이지 싶다. 완역본이 아니어서, 또는 번역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20대 이후 세 권이나 구입한 책이기도 하다.

최근에 다시 읽으니 유독 이런 구절이 눈에 밟힌다.

나이 많음이 젊음보다도 더 나은 선생이 될 수 없고 어쩌면 그보다 더 못하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은 나이 먹는 과정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중략)
나의 이웃들이 선이라고 부르는 것의 대부분이 실은 악이라고 나는 진심으로 믿는다. 내가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나의 방정한 품행에 대해서일 것이다. 무슨 귀신이 씌여서 나는 그처럼 착한 모습을 보이며 다녔을까? '노인 양반! 당신은 스스로 가장 현명하다고 생각되는 말을 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말을 듣지 말라는, 어떤 거역할 수 없는 목소리를 듣고 있소. 새로운 세대는 마치 난파된 배를 버리듯이 지나간 세대가 벌여 놓은 사업을 버리는 법이라오.'
(중략)
사람들이 찬양하고 성공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삶은 단지 한 종류의 삶에 지나지 않는다. 왜 우리는 다른 여러 종류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하나의 삶을 과대평가하는가?

집요한 축적에 관한 이 시대의 가치관은 재고…아니, 내다 버릴 필요가 분명하다. 다만 어느 작가의 말마따나 이런 생각마저 "집요의 저편 같지만 또다른 탐욕의 일종인 무욕", 그러니까 '빈곤의 허세'같은 것인지 끊임없이 의심해야 한다.

의심을 해소하는 유일한 방법은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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