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안과 진료를 받고 병원 밖을 나서는데...왼쪽 눈에 거머리나 실 같은 것이 마구 떠다니는 게 느껴지는 거다. 눈을 감아도 사라지지 않고 눈꺼풀 위로 이 검은 선들이 부유한다.
하얀 벽면을 바라보니 마치 우주의 촘촘한 별들과도 같은 미세한 점들도 보인다.
궁금하여 검색을 해보니 비문증이란다. 백내장 수술 받은 지 한 달이 지나 광명을 찾나 했더니 이게 왠......뭐,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지는 백내장에 비하면 충분히 참을 만하지만.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망막에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는 한 그냥 신체의 일부처럼 몸에 달고 살라는 얘기다. 젊었던 시절에는 없었으나 작금에는 눈을 감아도 마음속에 거머리처럼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이런저런 시름이나 서글픔들을 그저 내 마음의 일부로(좋게 말해) 포용하고 살 수밖에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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