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The movie>에서 1953년도 영화 <성의(聖衣)>를 방영해주고 있다. 영상도 좋고, 생각보다 재미있다.
로마 사령관 마르켈루스을 주인으로 둔 그리스 출신의 노예 드미트리우스가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처연하게 바라보는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십자가 뒷편에서는 사형을 집행한 로마 군인들이 희희덕대며 노름을 하고 있다. 디테일의 차이만 있을 뿐, 서울 한복판 어딘가에서 많이 본 장면이다.
분개한 노예 드미트리우스는 자신의 사령관에게 분노의 일침을 날린다. "정글의 짐승들!"...
정글에서 인간으로 살아남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산 자를 찾지마라."
이후 점차 정글에서 벗어나는 사령관 마르켈루스는 이렇게 말한다. "아픈 건 내 정신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