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안주와 함께 하는 맥주 한 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언젠가 지인인 치과 의사 쌤이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예전에는 치과 의사랑 한의사는 돈을 갈코리로 쓸어 담았었는데요, 지금은 어림도 없어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런 생각도 했던 것 같다. '쌤께서 말씀하시는 그 <어림도 없는>정도 조차 악사들에게는 어림도 없다'고.
그러고 보니 우리 동네의 실용음악학원들은 다 망했다.
고작 4500원짜리 담배 한 갑 사는 것에도 무엄하게 박근혜 가카에 대한 증오심을 품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음악이고 기타고 나발이고 다 집어치워 버릴까.
그럴 때면 항바이러스처럼 머릿속에 스미는 철학자 강신주의 말. "어차피 우리는 (언젠가) 다 뒈져요..."
어차피 뒈질 거, 기타 안고 끝까지 간다.
경쟁도, 비교우위도 다 의미 없다.
-2016. 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