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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메모

퇴고

 

안도현 시인이 소개한 시 창작 노하우 중의 하나는 이렇다. 시의 초고를 완성하면, 일단 며칠 정도 컴퓨터 하드 속에 묵혀둔다. 그리고 1~2주 정도의 시간이 흐른 다음에 꺼내어 본 다음 퇴고를 한다.

좋은 방법이다. 적어도 밤에 쓴 연애편지에 자뻑하다가, 다음날 아침에 '행인임발우개봉'한 후 그 오글거림에 스스로 민망해 본 적이 있는 경험이 있는 이라면 안도현 시인의 의도를 대충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거다.


열흘 전에 열심히 곡을 써서 일단 완성을 했더랬다. 진부하지도 않고 난해하지도 않은, 아주 적절한 수준의 곡이어서 꽤 만족스러웠다. 그러다가 '퇴고(?)' 단계에 들어가기 직전에 중지의 손톱이 부러지는 통에 열흘간 기타는 손도 못 댔다.
오늘 어느 정도 손톱이 자란 듯하여 오랜만에 기타를 꺼내들고 퇴고(?)를 위해 그 곡을 다시 연주해 보았다. 두둥~아, 역시!

 

거지발싸개 같다….

 

초고와 퇴고에 시차를 두는 이유는 역시 주관적 자뻑의 늪에서 우리를 끄집어내기 위해서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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