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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잡글쓰기

희망을 말하기 민망한 시대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의 결론은 명확하다. "자신의 이익만을 고려한 선택이 결국에는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도 불리한 결과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공존을 위한 행위보다 이기적인 행위를 선택하는 것은 모두에게 손해라는 것.
신체적 조건이 형편없음에도 인간이 생존하여 만물의 영장이 된 건 좋은 두뇌로 공생하는 법을 일찌기 터득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존을 잊은 종은 자연도태 된다는 것, 진화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진실이다.


한국은 '합리적 이기성'을 초월하여 비합리적, 비합법적 이기주의가 일반화된 상황인 것 같다. 보험료 타내려고 안 해도 되는 수술을 남발하는 의사, 경비원을 노예 취급하는 것도 모자라 전원 해고, 그리고 돈벌이를 위해 수명 늘린 과적의 배에 애들을 태워 수장시킨 후 구조를 방기한 정부.

사회 곳곳에 만연된 부패. 사람 위에 돈.

 

'윗물'이 더러워서 그런 거라고?
내 생각에는 '아랫물'이 전반적으로 더러우니까 저런 '윗물'이 생기는 게 아닐까한다. 쿠데타로 발생한 '윗물'은 아니잖은가. 군대나 사회에서 내가 목격한 건 공금의 악착같은 횡령과 그것을 입막음하기 위한 뇌물 거래 따위들이다. 이건 하나의 관례가 된 듯하다. 그러니 주가조작을 해서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든 말든 돈만 많이 벌면 추종하는 데 하등 거부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영국의 어느 언론 말대로 한국 사회는 거대한 뇌수술이 필요하다.

 

지난 서울 시장 선거에서 정 씨에게 가장 표를 많이 준 나이 층이 40대라는 사실. 겉으로는 억만장자를 거부하는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선망하여 표를 준다. 이렇게 묻고 싶다. 당신들보다 재산이 훨씬 많은 당신 회사의 사장이 당신들에게 월급을 팍팍 올려주던가? 정규직으로 팍팍 전환해 주던가?개인적 차원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국가 단위의 크나큰 선택에서는 왜 서민들의 경제난을 해소해줄 거라고 믿으며 억만장자에게 표를 주는 걸까? 국민 경제를 아는 사람은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가난한 경제학자들이지 비정규직의 확대로 자본을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는 CEO출신들이 아니잖은가?

 

 

 

이런 얘기도 들은 적이 있다. "북한에 퍼주느니 차라리 이명박이 먹는 게 낫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북한에 100조를 퍼다주기라도 했던가? 어쩌다 이렇게 제대로 미쳤을까? 윤리적 도착이라는 정신병의 결과가 3000조가 넘는 국가총부채다. 쫄망해도 하등 이상하지 않을 상태다. 내년이면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로 금리가 오를 건 명약관화. 예상되는 하우스 푸어의 급증. 나랏빚을 줄인다는 명분하에 이것저것 민영화 시도가 예상되고, 얄팍해져가는 지갑, 비어가는 통장 잔고도 능히 예상. 물론 '낙수효과와 경쟁력 유지를 위해' 법인세는 조또 인상할 생각이 없고 존나 만만한 간접세만 팍팍 인상. 미국 본토에서도 찬밥, 아니, 쉰밥 취급 받는 신자유주의가 대한왕국에서는 국정 철학. 세계화는 니미 조또, 착취와 양극화의 세계화겠지.

 

푸른 집에서는 환관이 설치고 삼권은 완벽히 합일하여 성삼위일체. 그중 사법부는 행정부의 오른편에 앉아 가진 자 말고 못 가진 자와 정부에 개기는 자를 심판하러 다니고, 방송사는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지 오래.
착취는 다반사가 되는 것도 모자라 일상이 되고, 무능한 것도 모자라 탐욕스러운 정치가와 관료들, 그리고 이것들보다 한층 더 무능하고 사악한 환관들ㅡ미래의 먹튀들이 우글우글. 이승만은 한강 다리 끊고 남쪽으로 튀었다. 이 십상시 환관 씨방새들은 무엇을 끊어 먹고 어디로 튈 것인가. 개봉박두 2nd IMF. 그래도 충성의 미덕이 몸에 근성으로 밴 다수의 사람들은 우리가 남이냐,하며 빨갱이 타도를 위해 기호 1번. 그 외에는 다 종북. 아, 존나 아름답다.

가뜩이나 나같이 밥벌이가 시원찮은 반불구 딴따라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곱창을 채울 것인가.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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