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살을 쳐먹었다.
이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는 쇼윈도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숫자(나이)의 상승에 그다지 연연하지 않는다. 숫자의 상승에 예민했던 건 10대 후반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상승하는 숫자를 의식하다 보면, 문득 그 숫자에 어울리는 언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한다. 구태여 예를 들자면,
1. 수지는 현아보다 예쁘다.
2. 마인부우를 처치한 손오공의 마지막 무기는 원기옥이었다.
3. 영화 <변태가면>에서 주인공의 변태파워는 SM샾 출신 새디스트 어머니와 매저키스트 아버지의 유전자에 기인한다.
……하는 따위들.
나는 더 이상 '납득이'의 나이가 아니다. 뭐, 물론 그런 건 예전에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이값을 못하고 산다.
아무래도 이제부터 숫자의 상승에 좀 연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이와 언행의 불일치에서 오는 썰렁한 가벼움이 없다면 무엇으로 버거운 세상의 무거움을 상쇄할 것인가.
※새해의 다짐 :
고난이 많을 2015년이겠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라면밖에 못 먹는 처지라도 행복한 마음으로…
가진 것 없어도 만족하는 마음으로…
윤택한 삶이 아니더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아직 절망할 때는 아니다.
보이지 않아도 희망은 어딘가에 있다.
다만 일시적인 어둠에 갖혀있는 것뿐이다.
더 이상 절망하지는 않겠다.
예술하기에 어려운 시기이지만
쁘띠 에스프와(petit espoir : 작은 희망)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시 시작하자, 나의 청춘.
사족 :
바로 위의 글은 왼쪽 세로로 읽어야 한다.
내가 이렇게 오글거리는 글을 쓸 리가 없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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