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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리뷰

간장선생

 

 

 

칸느 영화제 2관왕(나라야마부시코,우나기)에 빛나는 故 이마무라 쇼헤이(今村昌平) 감독의 영화 <간장(肝腸)선생>.
요즘따라 이 영화가 자꾸 생각나는 건 다 아베 총리 각하 덕분이다.

 

영화의 배경은 1945년 일본. 왕진을 다닐 때마다 간염 진단만 내리는 통에 돌팔이가 아닌가 하는 의심과 더불어 '간장선생'이라는 별명까지 마을 사람들로부터 얻은, 간염 퇴치에 앞장 선 한 의사의 이야기다.

히로시마에서 발생한 원폭 버섯구름을 보면서 간장선생은 이런 말을 한다. "저건...간 모양의 구름이야....엄청 비대해진 간이야....간을 잃은 하카마다의 원혼일까?"

 

'엄청 비대해진 간'이나, '간을 잃었다'는 얘기는 아마도 (군국주의라는 독소에 대항하는)해독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의미이겠지만, 내게는 이 말이 왠지 '간뎅이가 부었다'는 말로 들린다. 일본어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무모한 만용에 대해 '간뎅이가 부었다'는 표현을 사용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요즘 아베를 비롯한 극우파 정치인들을 보면 정말이지 '간이 부었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데, 국제적 수치로 여겨 마땅한 아베의 행보에도 불구하고 외려 지지율이 오르는 걸 보면 어쩌면 일본 전역에 간염이 전염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불황이 또라이를 만드는 걸까, 아니면 호황 시절에 잠복해 있던 똘끼가 불황을 통해 분출되는 걸까?

 

이 영화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같은 영화를 아베 같은 독소에 대한 해독제로써 일본인들이 반드시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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