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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메모

아디오스, 슬프고 참담했던 2014년.

 

 

 

12월 31일이다.
해마다 이맘 때면 늘 한 해를 돌이켜 반성하는것 따위는 완전 무시하고 새로운 내년 계획을 세우곤 했다. 예컨대 '내년에는 반드시 롤랑디앙의 <어 나잇 인 튀니지아>를 연습하겠다'는 둥, 호러 소설을 완성하겠다는 둥, 소설 <반지의 제왕>을 완독하겠다는 둥물론 현실은 실행률 10%다.
변명하건대 어쩌면 이 10%의 성취를 위해 저리도 장황한 계획들을 세운 것인지도 모른다. "한 송이 들국화를 피우기 위해 봄 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아, 이건 좀 아닌가?

 

2015년의 계획을 세울 시간이다.
희망 찬 새해가 떠오르면 얼마나 좋겠냐만, 희망을 말하기에는 정부 관료들의 수준은 절망적이라 경제민주화는 니미 조또, 대기업에 몰아서 퍼주는데 눈깔이 시뻘건, 시대도착적 막장 신자유주의자들 천지고, 일단 빚으로 버틴 다음 때가 되면 먹고 튄다는 생각인지 뭔지 국가총부채는 GDP 대비 3배에 이르게 만들고, 결국 빚으로 쌓은 버블로 버티는데는 한계가 있으므로 한국 경제는 엔저(低)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금리 인상)로 인해 깨갱~하여 쫄망, 장기 불황에 돌입할 운명이렇게 주절거리니 경제에 대해 조금은 아는 것 같지만 실은 검색으로 주워 들은 거고, 젊을 때의 나는 수표에 이서를 한다는 게 뭔지도 몰랐던 완전 경제 야만인이었더랬다(지금은 중등 교과서 수준 정도는 알려나?). MB와 그네 가카는 이래서 대단하다. 야만인을 중딩이로 격상시킨다.

 

2015년의 계획.

1. 기타를 올해보다는 열심히 치며 존버.
2. 버블 폭싹 이전에 거주지를 처분하고 존버.
3. 최소한의 수입으로 존버.
4. 상황이 허락되면 약간의 자급농으로 존버.
5. 최소한의 지출 억제로 존버(현금이 쵝오~).
6. 패션의 롤모델로 백결선생을 삼아 남루하게 존버.
7. 재테크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존버.
8. 음반 대신 유튜브를, 새책 대신 중고책 구입으로 존버.
9. 분노를 조절하며 존버(내년에는 열받을 일이 늘어날 테니까).
10. 인간관계에 연연하지 않고 고독하게 존버(술값으로 인한 지출 억제).

 

※존버 : '존나게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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