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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리뷰

인간과 음악

 

 

중고 서점에서 구한 음악 관련 서적.
출판 년도가 1988년…허거걱. 키스만 해도 임신하는 줄 알았던 시절 아닌가.

저자는 양악을 전공한 경력이 있는, 중앙대 음대 국악과 교수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양악과 국악이 적당한 비율로 언급된다. 원래 청소년을 위한 강좌 원고였던 것에 내용을 더 추가한 것이라는데, 글쎄다. 내 판단으로는 음악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이 어느 정도 있는 이들(예컨대 음대생들)이 읽으면 딱일 것 같다.
어쨌거나 본서, 대단히 훌륭하다. 다행히 2000년 이후에도 재판이 나온 모양이다. 강추.

 

후반부에 언급한 '20세기 음악사는 다시 쓰여져야 한다'는 내용은 98% 동감이다(2% 동감하지 못하는 부분은 '대중음악=유행음악'이라는 부언이다). 집에 있는 음악사 책을 비롯, 내가 접한 대개의 서양음악사 책은 20세기 이후에 대두된 소위 '대중음악'은 철저하게 '쌩깐다.' 베를린 필과 메탈리카의 토탈 음반 판매량이 <500만 장 : 1억만 장>의 차이가 나는 현 시대에도 여전히 서양음악사의 주필들은 대중의 환호를 외면한다. 하여 지구인들의 절반 이상이 들어봤을 법한 비틀즈 대신 거개가 듣지도 않는 쇤베르크나 존 케이지 등으로 채워져 있다. 정말이지 대단한 '곤조'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가방끈이 대단히 긴 분들의 입장에서는 비틀즈보다는 현대음악가에 대해 학구적으로 썰할 게 많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해체니, 우연이니, 주역이니 하면서.

 

사족 :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베를린 필과 메탈리카를 감히 비교하냐?'고 말할는지 모르겠다. 맞는 얘기다. 농구와 축구 중 뭐가 더 재미있는지 감히 어떻게 말할 수 있겠나.

 

"나는 여러분들이 모든 음악 이데올로기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랍니다. 어떤 음악은 좋고, 어떤 음악은 나쁘다는 선입견적인 가치 판단은 우리의 삶과 음악의 관계를 왜곡시키는 근본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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