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페이의 광고를 보면,
"모바일 결재
카드번호 입력하고
CVC번호 확인하고
보안카드 찾아주고
플러그인 설치하고
액티브X설치하고
공인인증 설치하고
인증어를 설치하고
결재완료 눌렀더니
.............결재 실패
아니, 뭐가 이렇게 복잡해?"
하고 투덜거리는 장면이 나온다.
이 광고 속의 화자는 나로서는 대단한 인성의 소유자로 보여진다. 왜냐하면 이럴 경우 나는,
시발시발시발시발......
이럴 게 빤하기 때문이다.
유튜브에 mp3 좀 올리려고 하니 잘 안 된다.
유튜브에서 알려준대로 하려고 했더니....아차, 내 컴은 Mac이구나.
유튜브의 설명을 보니 맥의 경우는 imovie가 있어야 한단다.
검색해서 찾아보니....앱스토어로 안내하더니 imovie를 구입하란다. 아이 시발...
까짓거 구입하지 뭐, 하고 클릭했더니 Apple ID가 있어야 한단다. 뭐, 하긴 당연하지. 맥 입문 두 달째라(물론 1995년 경에 잠깐 쓴 적은 있다) 아직 ID 생성도 안해 놓은 상태.
맥에 익숙치 않은 상태에서 계정을 만들려니 나로서는 다소 성가시다. 네이버에 들어가서 우편번호도 검색해야 하고 대문자를 포함한 비번도 만들어야 하고 잊어버린 때를 대비한 질문과 답변도 세 가지나(대체 왜?!!!)설정해야 하고....아, 귀찮아, 귀찮아!시발!!!
귀차니즘을 무릅쓰고 완료한 후 결재를 하려는데...니미럴, 비번을 두 번 잘못 쳤다고 다시 계정을 만들란다. 181818+투덜거리면서 다시 시도.
결재하려고 하니 카드 번호와 보안코드를 입력하란다. 카드보안코드? 이게 뭐였더라? 기억이 가물가물...다시 네이버로 들어가 검색해보니까 <지식IN>에 누가 답변하기를, '카드 뒷면에 적혀있는 번호OOOO OOO'라는 거다. 다시 앱스토어로 와서 입력하니까....안 된다. 뭐야, 시발....다시 네이버로 가서 보안코드가 뭔지 검색해보니 다른 이가 답변하기를, 뒷면의 번호 OOOO OOO중에서 뒤쪽 세 자리 수만 입력하면 된단다. 좀 전에 OOOO OOO라고 답변한, 누군지 모를 그 자식을 향해,
'이런 씨베리안개스키가.......'
어쨌거나 낑낑대면서 겨우 입력 완료.
imovie를 구매하려고 클릭을 하니까,
OS X버전 10.10.5이 필요하기 때문에 Mac SD에서는 구입할 수 없습니다.
아이, 매킨토시발.......
K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날, C병장과 이제 막 일병 계급장을 단 나는 대대의 작전교육과 소속으로서 야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비문(비밀문서)들 중에는 지뢰가 설치된 지역을 표시해 놓은 문서가 하나 있었는데, 내가 그 문서에 명시된 좌표를 읽어주면 C병장은 그걸 듣고 커다란 지도에 지뢰가 매설된 장소를 표시하는 작업이었다. 단 하나라도 누락되어서는 안 되었기 때문에 마치 전화번호부처럼 빽빽하게 나열된 좌표들을 집중하여 체크해야만 했다. 그런데....작업을 개시한지 두 시간여 흘렀을 즈음, 피곤이 몰려온 나는 그만 깜박 졸고 말았다. C병장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피곤하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조금만 참고 하자."
"네. 죄송합니다."
"자, 어디까지 불러줬지?"
"........."
"왜? 잊어버렸어?"
"죄송합니다. 깜박 졸아서 어디까지 했는지 그만....."
"그래?"
야, 이 씨足놈아!!!
보통의 인간이라면, 특히 K대에서는 이런 반응을 보여야 정상(?)이 아니었겠는가.
그러나 초인 C병장은 일말의 갈굼이나 불평도 없이 단지 차분하게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