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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이 갑 원주 도인 음해선생께서 VR이라는 것을 구매하셨다. 내게 그것을 경험해보는 은총을 베푸셔서 나는 고글처럼 생긴 그것을 착용하였는데…내 시야에 가득히 들어온 것은 천길만길 낭떠러지에 설치된 롤러코스터였던 것이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는 문득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모피어스의 대사를 읇조렸다. This is not real… 가상현실 속 롤러코스터가 시동을 걸기 시작하고, 이윽고 철길 끝 낭떠러지 끝에 머물게 되었는데…솔까 엄청 무서웠다는 걸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식은 땀에 약간의 메스꺼움까지. 머리로는 이게 현실이 아니라는 걸 안다. 하지만 감정적으로는 엄청난 공포감에 사로잡힌다. 아는 척을 하자면, 오래전에 흄이라는 이름의 철학자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이성은 정념의 노예다. 세련이나 품위와는.. 더보기
바람만이 아는 대답 대학 친구가 기타 연습하러 학원에 찾아왔다. 연습이 다 끝난 후 이 친구가 말하기를, "커피 마시러 갈까?" 내가 대답했다. "남자 둘이서 무슨 재미로 커피숍을...." 그러자 그가 "거기 주인이 돌싱녀인데..."하고 말했다. 나는 못이기는 척 조차 하지 않고 그의 제안에 동의했다. 얼마 전, 한 원생 분께서 술 마시러 가자고 제안하셨다. 전날에 소주를 한 병 마셨던지라 다소 피곤했던 나는 "오늘은 좀...어제 술을 좀 마셔서요."하고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 "그래도 함께 가시죠."하며 원생 분께서 계속 권하시길래 어디로 가실 거냐고 물었더니 (바깥에서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없는) 까페 X에서 마실 거라고 말씀하셨다. 이 때는 못이기는 척을 하고 따라나섰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여난을 당해야 해탈할 수 .. 더보기
껌값 여지껏 살아오면서 거듭 깨닫는 바는 시간은 광속으로 흐르고 죽음은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다는 사실이다.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곧 죽을 인생, 사후에 경매에 붙여지기 전에 내 물건들을 지금 내놓는다. 안경 1억 연습용 의자 2억 변기 3억 옷들 10억 오렌지 기타 앰프 10억 펜더 기타 50억 뮤직맨 액시스 기타 70억 라리비 통기타 70억 연습용 클래식기타 30억 퍼거슨 경의 껌값에 비하면 정말 껌값 아닌가? 마지막으로, 이그나시오 플레타 클래식기타 3800만 원. 이거는 껌 포장지 값도 안 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