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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리뷰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후배 청룽 군이 술자리마다 입에 침이 마르게 강추한 책, . 청룽 군의 방에서 기생하던 차에 빌려서 읽는다. 내용은 소위 결정론에 관한 것. 일부 발췌하면, "자유의지란 허무한 공상일 뿐이며...(...)미래에 발생하는 결과는 미리부터 정해져 있다."... 읽는 도중에 문득 영화 의 대사가 떠오른다. "이 세상 아무 곳에나 작은 바늘 하나를 세우고 하늘에서 아주 작은 밀씨 하나를 뿌렸을 때 그게 그 바늘에 꽂힐 확률...그 계산도 안 되는 확률로 만난 게 인연이다." '그 계산도 안 되는 확률'은 달리 말하자면 (경우의 수가 무한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천문학적인 우연일 텐데, 이런 기적적인 우연을 우리는 보통 비장하게는 '운명'이라고 칭한다. 그런데 운명이란 곧 필연 아닌가? 우연=필연?? 머리에 쥐가 날.. 더보기
테레즈 라캥 친구 S모 군의 권유로 보게 된 영화 . 에밀 졸라의 소설이 원작이고, 박찬욱 감독의 도 이 작품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영화 곳곳에 주옥같은 대사가 빛을 발한다. 고모의 아들 카미유와 애정 없는 결혼을 한 테레즈는 남편 카미유의 친구인 로랑을 만나자마자 불같은 사랑에 빠진다. 미화하자면 관습과 제도를 초월한 사랑이고, 흔히 하는 말로는 불륜이다. 로랑과 테레즈의 인상적인 대화 : 테레즈 : 당신, 나를 너무 늦게 찾았어. 로랑 : 아니, 제때 찾았어...제때 찾은 거야. 이 대사를 음미(?)하다 보면, 문득 어렸을 때 구독하곤 했던 어떤 소년소녀잡지에서 소개된 '남을 골탕먹이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른다. 땅에 말뚝을 하나 박아 넣은 다음 깡통을 그 위에 씌워 놓는다. 그리고 바로 앞에 이렇게 .. 더보기
남과 여 막장 드라마 때문인지, 아니면 한국 관객의 높은 도덕성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불륜을 소재로 다룬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기 일쑤인가 보다. 올해 초에 개봉한 도 누적 관객수 26만 명 정도에 그치고 말았다. 불륜을 소재로 한 픽션을 무조건 막장이라 치부하는 경향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실상 작가들에게 있어 이 소재만큼 매력적인 것도 없다. 금기에 의해 더욱 촉발되는 욕망, 그리고 상황에 의해서 좌절되는 욕망의 괴로움만큼 다루고 싶은 소재가 또 있으랴. 소설의 경우 신경숙의 , 전경린의 , 이디스 워튼의 와 , D.H.로렌스의 , 너대니얼 호손의 , 존 파울스의 , 와타나베 준이치의 , 로버트 제임스 월러의 등 내가 아는 것만도 이 정도이니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다. 대체로 사랑이라는 광기의 영역에서 벗어나.. 더보기
사랑의 묘약 가끔 정신적 공복감을 느끼지만 책을 읽기 귀찮을 때는 유튜브를 통해 인문학 강의를 듣곤한다. 사랑에 관한 여러 인문학자들의 공통된 관점이 있다면 그 중 하나는 사랑의 지속성, 혹은 영원성에 대한 회의다. 고전 평론가 고미숙은 말한다.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사랑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탐구해야 한다. '지금 좋아하는 것처럼 나를 계속 좋아해줘'라고 요구하는 것은 상대방을 살아있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영원한 사랑은 없다는 것, 이것이 우주의 법칙과 생명의 리듬, 즉 생로병사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영화에서의 허진호 감독의 통찰은 옳았다. 오랜만에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단편 을 책장에서 꺼내 재독한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연인의 과거에 심한 질투를 느끼는 '그'는 만나는 여인마다 그녀의 과거를 의심하.. 더보기
나의 소녀시대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42691&mid=30541 대만 영화들 중 가장 재미있게 본 청춘 로맨스 영화는 였지만, 이제는 로 바꿔야 할 것 같다. 대만 역대 박스오피스 1위의 영화라는데 역시 기대를 충족할만하다.전반부의 내용은 대충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발신자로부터 '행운의 편지'를 받은 모태흔녀 여고생 린전신은 편지의 저주가 불러올 불운을 막기 위해 다섯 통의 '행운의 편지'를 베껴 쓴 다음 그 중 한 통을 자신이 짝사랑하는 오우양을 괴롭혔던 일진의 우두머리인 쉬타위이에게 보낸다. 불량학생 쉬타위이는 러브레터인줄 알고 므훗해 하며 편지를 뜯어 보다가 지나가던 트럭에 치여 부상을 입게 되는데, 며칠 후 우연.. 더보기
나란 무엇인가? "너는 착한 사람이야." 이런 얘기를 듣게되면 그렇게 말한 분이 나를 좋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일면 기쁘기도 하겠지만, 때로는 나에 대한 회의감과 의구심이 일기도 한다. '대체 얼마나 내숭을 떨고 가면을 쓰고 살아왔으면....' 뭐, 이런 생각이 드는 거다.어느 소녀가장의 자살 기사를 보고 일면식도 없는 주제에 눈물을 흘리는 것도 '나'이지만, 법이라는 강력한 제어장치가 없으면 끝간 줄 모르고 잔혹해질 가능성이 있는 게 '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아주 젊었던 시절, 기원에서 알바를 했을 때 손님들 중 어떤 분이 TV로 뉴스를 보는 도중에 내뱉은 독백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내 마음이 법이라면, 저 새끼들 다 죽였어." 내 마음이 법이라면, 죽여버렸을 인간으로 야구팀을 만들 수도 있지.. 더보기
싱 스트리트 반곡동 K 모 씨가 보여준, 존 카니 감독의 . 한 여학생에게 한 눈에 반한 주인공 남학생이 그녀에게 '작업'을 거는 도중에 자신은 밴드 음악을 한다는 구라를 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작업'의 효용성을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음악 자체의 순수한 미학적 성취를 위해 기타를 배우기 시작한 남자들이 과연 몇 %나 될까?" 하는 질문에 혹자는 0%라고 답한 바 있다. 고로 여성은 예술의 원천이다.ㅋ음악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이 영화의 3대 명 대사는 다음과 같다.1. 나아가려면 지금이다. 2. 사랑은 행복한 슬픔이다. 3. 필 콜린스의 음악을 좋아하는 놈은 여자를 사귈 수 없다. 더보기
45년 후 "그리고 눈앞으로 날아든 한 장의 부음,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진 내 잃어버린 사랑. 하지만 나는 그녀를 사랑했었고 그 사랑은 파도치듯 밀려오는 망각의 세월 속에서도 조금도 그 빛이 바래지 않았다."이성복 시인의 시집 의 부분에 쓰여있는 이 문장으로 영화 를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결혼한지 45년이 다 되어갈 무렵, 케이트의 남편인 제프에게 옛 연인의 부음이 날아든다. 그 이후 케이트는 남편이 예전에 끊었던 담배를 다시 태우는 걸 목격하고, 다락방 깊숙이에서 남편의 옛 연인이 찍힌 슬라이드 필름을 발견한다. 10년도 더 지난 어느날인가, 친구 영철이(가명)의 사진 앨범을 통해 그와 그의 옛 연인이 긴 여행중에 찍었던 사진들을 보고 난 후 다음의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너,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 더보기
사랑의 스잔나 권상우, 한가인 주연의 는 내가 좋아하는 한국영화들 중 하나다. 78년의 말죽거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는 옛날 노래가 꽤 나오는데, 그중 하고 은 한국에서 꽤나 오랫동안 사랑받았다고 한다.신세대인 나는 잘 알 수가 없어서 구세대....아니, 대선배님이신 반곡동 K 모 선배님께 여쭸더니, 두 곡 모두 70년대 한국에서 힛트한 멜로 영화의 주제곡이었고 두 영화 모두 주인공이 병사한다는 설정의 공통점이 있다고 알려주셨다.그중 은 80년대 후반까지도 꾸준히 인기를 끌어서 당시에 학교를 다녔던 이들 거개가 이 곡을 알았을 정도라는데, 그렇게 유명한 주제곡의 영화가 대체 어떤 영화였냐고 여쭈어 보니 K 모 대선배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여쁜 홍콩 배우 '진추하'와 한국 배우 '이승룡'이 주연을 맡은 라는 제목의 .. 더보기
꽃이 진 후 간만에 본 일본 영화 . 2010년 작. 니카니시 켄지 감독, 키타가와 게이코 주연. 자신의 검을 인정해 준 한 사무라이를 위해 주인공 처자가 검을 든다는 내용인데,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화사한 꽃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한바탕 칼부림으로 절정을 이루다가 다시 꽃으로 매듭을 짓는다. 그래서일까. 문득 읽어본 적도 없는 루스 베네딕트의 일본에 관한 보고서 이라는 책의 제목이 떠오른다. 지극히 일본적인 영화이지만, 아니 지극히 일본적인 영화라서 멋지다. 하지만 예법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이런 세상은 사양이다. ★★★☆☆근래 인구에 회자되는 영화 에 쿠니무라 준이 주인공 '이토'의 아버지 역으로 출연했다.본 영화를 보고나면 자꾸만 안치환의 라는 노래가 생각나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 사진으로 대신한다. 더보기